오랜만에 하루 종일 쉬는 날이 생겨서 청소도 하고 이불빨래도 하고 여유롭게 책도 읽었다.
오늘 읽은 책은 아사쿠라 토모야라는 작가가 쓴 '회계에서 파이낸스까지'라는 책이다. 이 작가는 문학을 학부로 전공한 뒤,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소프트뱅크 주식회사 재무부에서 자금 조달 및 자금 운용, 자회사 설립 및 상장 준비를 담당했다. 그 후 모닝 스타 주식회사 설립에 참여한 뒤 현재 동사의 대표취체역사장(?)으로서 현역으로 일하고 있다.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었다.
'파이낸스'적인 생각을 하는데있어서 회계학이 왜 필요한지, 또한 투자가로서 회계학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파이낸스가 어떻게 채워나가는지 잘 설명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가치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기업의 회계를 보고 그 회사의 재무구조를 잘 파악한 뒤 (과거와 현재 파악), '파이낸스'적인 사고를 통해 미래에 어느 정도의 수익이 예상되는지, 투자할 가치가 정말 있는지 계산해볼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서 매우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을 요약해서 내 것으로 만들도록 하자.
1. 회계와 파이낸스는 무엇이 다른가?
회계의 목적은 '현재 기업의 상태 파악'이다.
재무제표에 적힌 것들은 '과거'와 '현재'를 알기 위함이다.
파이낸스의 목적은 '비지니스 가치의 극대화'이다.
파이낸스의 시간 축은 '미래'이다.
2. 기업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파이낸스 지식이 있다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상품이나 서비스의 장래성을 생각하고, 그로 인한 장래의 현금흐름을 판단하게 된다.
즉, 기업이 장래에 얼마만큼의 현금을 벌 수 있을지로 판단할 수 있다.
3. 재무3표(재무제표)란?
대차대조표 (Balance sheet, B/S) - 5개의 상자
손익계산서 (Profit and loss statement, P/L) - 매출액과 5가지의 이익
현금흐름표 (Cash flow statement, C/F) - 3가지 주머니
4. 대차대조표 (Balance sheet)란?
대차대조표는 결산일에 있어서 기업의 재정상태(자금 조달과 운용 상황)를 나타낸 것이다.
대차대조표의 좌측에는 자산부분
우측에는 부채부분(=타인자본)과 자본(순자산)부분(=자기자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채: 타인자본으로서 회사가 갚아야 할 필요가 있는 돈
자본: 자기자본으로서 회사가 갚아야 할 필요가 없는 돈
대차대조표는 '5가지 상자'로 생각한다.
대차대조표를 보는 3가지 체크포인트
체크포인트 1. 부채와 자본의 균형을 본다.
자기자본비율이 낮으면 안전성이 부족한 상태다.
"자기자본비율은 일반적으로 50% 이상이면 비교적 안정된 상태라고 본다"
체크포인트 2.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균형(유동비율)을 본다.
"현금이 돌지 않으면 회사는 도산한다"
체크포인트 3. 고정자산을 자본으로 조달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왼쪽: 고정자산을 자본 전체로 감당하고 있다. [자본(=순자산) > 고정자산]
중간: 고정자산을 자본과 고정부채로 감당하고 있다. [자본 + 고정부채 > 고정자산]
오른쪽: 고정자산의 일부를 유동부채로 감당하고 있다. [자본 + 고정부채 + 유동부채 > 고정자산]
주의: 제조업 같은 업종(공장 & 기계 등)에서는 고정자산이 어쩔 수 없이 커지기 쉽다.
"고정자산을 체크할 때는 같은 업종끼리 복수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보고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인지 평가한다"
5. 손익계산서 (Profit and loss statement)란?
일정 기간 동안 매출이 얼마나 있었는지, 어떤 비용이 들었고 이익이나 손실은 어느 정도 나왔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손익계산서를 통해 '기업의 경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손익계산서는 '매출액과 5가지의 이익'을 본다.
0. 매출액
1. 매출총이익(총이익):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이익
2. 영업이익: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
3. 경상이익(실무에서 주로 사용한다): 영업이익에 본업 이외에 발생한 영업외 이익과 비용을 가감한 이익
4.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경상이익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특별손익을 가감한 이익
5. 당기순이익: 세전당기이익에서 법인세 등의 세금을 뺀 이익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는"지난 분기와 비교해서 매출과 이익이 얼마나 늘었는가?"이다.
손익계산서를 자세히 살펴볼 때 체크할 부분은 "매출액 대비 이익배당이 얼마인가?"이다.
손익계산서에서 한 가지 더 체크할 부분이 있다면, '판관비 내역'이다.
인건비나 임차비 등 매출과 관계없이 필요한 고정비 지출이 많아지면, 기업의 수익을 개선하기 어려워진다.
판관비를 보면서 어떤 비용이 큰지, 혹시 낭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6. 현금흐름표 (Cash flow statement)란?
말 그대로 기업의 현금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기업 내 현금의 움직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3가지 주머니'를 살펴본다.
1. 영업활동 현금흐름: 본래 사업에 관련된 현금흐름
- 마이너스라면 사업이 잘 안 풀린다는 뜻
- 플러스라면 사업이 잘 풀리고 있다는 뜻
2. 투자활동 현금흐름: 투자에 관련된 현금흐름(고정자산, 투자유가증권 등),
- 마이너스라면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
- 플러스라면 투자를 회수하고 현금화하고 있다는 뜻 (수중에 현금이 부족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음)
3. 재무활동 현금흐름: 대출, 주식발행, 배당금 지불이나 자기 주식의 취득 등에 의한 현금의 증감을 정리한 것
-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회사라면 마이너스 (원칙적으로 마이너스가 바람직함. 주주한테 이익을 배분하는 회사, 굿굿)
- 성장 중심적인 회사라면 자금조달을 위해서 플러스
회사는 현금흐름의 움직임에 따라서 '8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건전형 (플러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
적극형 (플러스, 마이너스, 플러스) |
안정형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 |
개선형 (플러스, 플러스, 마이너스) |
승부형 (마이너스, 마이너스, 플러스) |
구조조정형 (마이너스, 플러스, 마이너스) |
대폭재검토형 (마이너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
구제형 (마이너스, 플러스, 플러스) |
괄호는 순서대로
영업활동 현금흐름(플러스 = 이익, 마이너스 = 손실)
투자활동 현금흐름(플러스 = 현금화 중, 마이너스 = 투자 중)
재무활동 현금흐름(플러스 = 자금조달 후 투자 중, 마이너스 = 주주환원 중)
7. 재무제표의 관계를 파악하자.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는 원인, 대차대조표는 결과를 나타낸다.
손익계산서에서 '당기순이익(손실)'만큼 대차대조표의 오른쪽인 '자본(순자산)'이 증가(감소)한다.
현금흐름표에서 3가지 현금흐름을 다 합한 '합계현금흐름'만큼 대차대조표의 왼쪽 자산부분 중 '현금'이 증가(감소)한다.
8. 이익은 현금흐름(현금)이 되지 않는다. (Feat. 감가상각비)
설비투자와 같은 감가상각비가 적용되는 비용으로 돈을 지불하는 것은 한 번으로 끝이다.
즉, 현금흐름표에 총비용이 한번 적용된다. 따라서, 감가상각비는 실제로는 안 나가는 돈이라고 보면 된다.
감가상각비는 상각연수(감가상각을 몇 년에 걸쳐서 행하는지)에 따라서 계상되는 감가상각비가 바뀐다.
따라서, 당기이익은 감가상각비의 상각연수로 바뀐다. (즉, 감가상각비를 통해서 회계상 이익을 꾸밀 수 있다.)
Ex) 3천만원 짜리 웹사이트 개발비용
손익계산서 (상각연수 3년 적용)
1기 | 2기 | 3기 | 4기 | 5기 | |
매출액 | 3000 | 3000 | 3000 | ||
(-)매출원가 | 1500 | 1500 | 1500 | ||
(-)감가상각비 | 1000 | 1000 | 1000 | ||
(=)당기이익 | 500 | 500 | 500 |
손익계산서 (상각연수 5년 적용)
1기 | 2기 | 3기 | 4기 | 5기 | |
매출액 | 3000 | 3000 | 3000 | 3000 | 3000 |
(-)매출원가 | 1500 | 1500 | 1500 | 1500 | 1500 |
(-)감가상각비 | 600 | 600 | 600 | 600 | 600 |
(=)당기이익 | 900 | 900 | 900 | 900 | 900 |
현금흐름표
1기 | 2기 | 3기 | 4기 | 5기 | |
현금흐름 | -3000 |
상각연수 적용에 따라서 이익이 차이가 난다.
9. 흑자도산은 왜 일어나는가?
결론: 기업에 현금(운전자금)이 없어서
사업을 하면 기업 간 거래는 보통 외상으로 진행한다.
내가 뭔가를 살 때: 외상매입금, 지급어음 (지불해야 할 의무)
내가 뭔가를 팔 때: 외상매출금, 받을 어음 (돈을 받을 권리)
운전자금(경영자금)이란, 급여, 원료구입 등 기업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불가결한 자금이다.
공장이나 설비의 신설이나 확충을 위해 필요한 자금인 설비자금과는 구별된다.
'유동자산 > 유동부채'가 되면 흑자도산의 위험이 없다.
'유동자산 < 유동부채'면 아무리 기업의 이익이 좋아도 흑자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금 기준의 사업을 하는 경우엔 현금이 원활하게 돌아가므로 꼭 유동자산 > 유동부채일 필요는 없다.)
현금이 중요하다 (Cash is King)
10. 재무분석 (성장성, 수익성, 효율성, 안전성)
성장성: 매출액성장률(매출액의 증감율), 영업이익성장률(영업이익의 증감율) (5번 참조)
수익성과 효율성: Return on Asset (ROA), Return on Equity (ROE)
안전성: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1번 참조)
총자산순익율 (ROA) = 전체자산을 사용하여 얼마나 벌어들였는가?
자기자본이익율 (ROE) = 주주에 귀속되어 있는 자본을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돈을 벌어들였는가?
ROA의 계산에는 영업이익(모든 자산을 책임진 이익)을 사용한다.
영업이익에서 채권자에게 이자를 지불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하므로, 모든 자산을 책임진 이익이다.
ROA는 매출액영업이익율(수익성)과 총자산회전율(효율성)을 곱한 값이다.
즉, ROA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높이거나 효율성을 높이면 된다.
ROE의 계산에는 당기순이익(주주에게 귀속하는 이익)을 사용한다.
2015년 기준 한국 상장기업의 평균 ROE는 6.9%이다. 6.9%보다 높으면 다른 회사들보다 좋다는 의미이다.
ROE는 매출액당기순이익률(수익성)과 총자산회전율(효율성)과 재무 레버리지(안전성)를 곱한 값이다.
즉, ROE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높이거나, 효율성을 높이거나, 부채를 늘리면 된다.
같은 매출액이라도 당기순이익이 높으면 수익성이 높게 나오고,
자산 전체를 사용하여 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면 효율성이 높게 나오고,
자산 전체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아질 수록(즉, 부채가 늘어날 수록)이 재무 레버리지는 커진다.
(주의) 부채와 자기자본 사이의 균형이 적절하게 맞아야 한다.
부채가 늘어나면 자기자본이 줄어들고 재무 레버리지가 커지지만, 부채가 너무 늘어나면 오히려 도산의 위험이 커진다.
다음 편에서 다룰 내용이지만, 부채(유이자 부채)를 늘려서 좋은 점은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또한, 레버리지(부채)를 잘 활용하면 남의 돈으로 수익을 볼 수 있으므로(=자본비용을 낮출 수 있으므로), 기업의 가치가 향상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부채가 지나치면 도산의 리스크가 올라가고, 이는 곧 자본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갚아야 할 이자율이 높아짐) 기업의 가치가 절하된다.
"기업으로서는 먼저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ROA를 개선하여 결과적으로 ROE도 높이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정리
기업을 분석할 때 살펴봐야 할 부분들을 다시 요약해보자.
- 지난 분기들과 이번 분기를 비교해서 기업이 성장하는지 체크한다.
- 같은 업종에 있는 기업들과 함께 비교해서 분석한다.
- 각 기업들의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및 재무분석, 현금흐름표를 분석한다.
- 대차대조표를 볼 때는 1.자기자본비율 2.유동비율 3.고정자산을 자본으로 감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 추가적으로, 각 기업별로 고정자산비율(고정자산÷자산합계)을 확인해본다.
- 재무제표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면 그 배경을 조사해보자.
- 손익계산서를 볼 때는 1.매출액성장률(매출액의 증감율), 영업이익성장률(영업이익의 증감율) (재무분석에서의 성장성) 2. 매출원가율(원가율) 3. 매출액총이익율 4. 판관비율 5. 영업이익율을 살펴본다.
- 재무분석을 할 때는 ROA와 ROE를 살펴본다. 안전성은 대차대조표(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에서 살펴봤다.
- 현금흐름표를 볼 때는 1.영업활동 현금흐름 2.투자활동 현금흐름 3.재무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고 각 기업의 성향(8가지 타입)을 파악한다.
이번 편에서는 회계자료를 통한 현재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부분을 정리해봤다. 다음 편에서는 '파이낸스'적인 사고방식을 통해서 어떻게 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는지 알아보는 부분을 정리하겠다.
PS.
자산합계(=총자산) = 유동자산 + 고정자산 = 총부채(합계) + 총자본(합계) = 자산
자본합계 = 총자본 = 순자산 (같은말) = 자본
부채합계 = 총부채 = 유동부채 + 고정부채 = 부채
단어가 자꾸 헷갈려서 정리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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